“택배기사 수레 이용 금지” 아파트 관리사무소 안내문을 본 주민들의 ‘실제’ 반응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택배기사에 대한 아파트 입주민들의 갑질 사건이 몇 년째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남양주 다산 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는 택배 차량의 단지 내 출입을 금지하고 택배기사에게 현관 앞까지 직접 가져다 달라고 요구해 논란이 됐다.

그런가 하면 지난 7월에는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자 경비실에 택배를 맡기겠다는 기사에게 16층까지 약 15kg에 달하는 아이스박스를 계단으로 직접 올라와 배송하라고 요구한 입주민이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이런 가운데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택배기사는 물론 누리꾼들까지 감동케 한 아파트 입주민들의 포스트잇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끄러우니 택배기사 수레 이용 금지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어느 아파트에 부착된 안내문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 안내문에는 “배송 관련 수레 사용을 금지합니다. 수레 사용으로 인한 소음으로 입주민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배송기사님의 협조 부탁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쓰여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택배 배송을 하다 보면 무겁고 부피가 큰 택배도 많고 한 동에 배송되는 여러 개의 택배를 한 번에 가지고 올라가려다 보니 수레를 사용하게 된다. 무겁고 많은 택배를 일일이 손으로 들지 않아도 돼 효율적이다.

하지만 안내문에 따르면 입주민들의 입장은 수레에 달린 바퀴 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택배기사들의 편의를 봐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어떻게 보면 충분히 ‘갑질’로 판단할 수도 있는 문제다.

그런데 안내문 위에는 형형색색의 포스트잇이 붙기 시작했다. 해당 포스트잇들은 입주민들이 택배기사에게 전하는 편지였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포스트잇에는 “저희 층은 그대로 수레 사용해주세요. 그게 우리의 민원임”, “전 괜찮던데요? 수레 소음 상관없습니다. 그래도 이용하세요”, “택배기사님도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입니다. 내 가족을 생각하듯이 조금씩 배려하면 어떨까요? 택배기사님들 힘내세요!” 등 따뜻한 말들이 가득 담겼다.

한 초등학생도 “함께 사는 공동주택이라고 배웠어요. 이제까지 수레 소리로 불편한 적 없었어요. 택배 아저씨 고생 많으신데 힘들게 하지 마세요!”라는 글을 남기며 이에 동참했다.

해당 사진은 입주민들의 따뜻한 배려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왕가네 식구들’

1992년 최초로 개발된 이후 택배는 많은 사람들의 생활을 편하게 해줬다.

집에서 누워서도 옷, 식품 할 것 없이 원하는 상품을 주문해 받아볼 수 있게 됐고 멀리 사는 친구에게 선물을 보낼 수도, 많은 양의 이삿짐도 편하게 옮길 수도 있게 됐다.

택배는 하루의 행복이기도 하다. 배송을 알리는 문자가 오면 온종일 기다려지니 말이다.

전국의 택배기사들이 없었다면 이 모든 행복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무거운 짐을 들고 온종일 이곳저곳 뛰어다니는 택배기사의 노력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이런 갑질은 사라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