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에서 스토리텔링의 중요성 그리고 성공 방법은?

어느 무더운 여름날, 여우 한 마리가 과수원을 지나가다가 높은 덩굴 끝에 탐스러운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걸 보았다.

“목이 마른 차에 잘됐군.”

여우가 말했다. 그는 뒤로 몇 발짝 물러났다가 껑충 뛰어올라서는 포도에 손을 뻗쳤다. 하지만 너무 높아 손이 닿지 않았다. 한 번 더, 이번에는 더 멀리 도움닫기를 해보았다. 그래도 포도는 손에 닿지 않았다. 여우는 몇 번이고 시도해봤지만 아무리 해도 포도를 딸 수가 없었다. 한참을 뛰던 여우는 마침내 지쳐 포기하고 말았다. 여우는 뒤돌아서 고개를 쳐들고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어차피 시어서 못 먹을거야.”

이솝우화에 있는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이다. 짧은 이야기이지만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귀중한 교훈을 주고 있다.

“얻을 수 없는 것은 경멸하기 쉽다.”

나는 우솝우화를 통해 우리는 어떠한 교훈을 얻어야 하는가라는 탈무드스러운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만약에 앞서 언급한 교훈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단도직입적으로 요점을 제시하면 될터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번거스럽게도 동물들을 의인화시켜서까지 이야기를 지어서 교훈을 전달하려고 했을까?

그것은 이솝우화가 2500년 동안 살아남아 지금 우리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얻을 수 없는 것은 경멸하기 쉽다’라는 교훈을 지금까지 누가 말한 적이 있나 떠올려보라. 단순한 정보 전달은 휘발성이 강하다. 짧은 시간에 날라가 버린다. 하지만 그 교훈을 멋진 이야기 속에 담겨 놓는다면 그 이야기는 사람들의 머리 속에 자리잡고 입소문을 타게 된다. 심지어 이솝우화처럼 불멸성을 얻을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야기는 마케팅 전략에 있어 기본적이지만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알 수 있다. 미국의 저명한 마케팅 전문가 세스 고딘은 이야기성의 중요성을 ‘퍼플 카우’라는 키워드를 통해 드러 냈다. 기차를 타고 가고 있는데 밖에서 소떼가 우르르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처음에는 신기하지만 금새 실증이 날 것이다. 그런데 만약 그 한 가운데에 보라빛 소가 등장했다면? 아마도 저기 보라며 소리치고 사진찍고 카카오톡이나 페북 등 SNS에 올리기 바빴을 것이다. 그리고 이후 만나는 사람마다 내가 기차 여행 도중에 보라빛 소를 봤다며 남다른 여행 스토리를 열심히 해 댈 것이다.

세스 고딘은 보라빛 소를 ‘리마커블(Remarkable)’하다고 표현한다. 리마커블의 뜻은 ‘이야기 할 만한 가치가 있다(worth talking about)’라는 뜻이다. 즉 세스 고딘의 퍼플 카우는 이야기 할 만한 가치가 있는 마케팅을 말한다.

내가 보았을 때 현재 저자가 말하는 이야기성의 법칙을 가장 잘 구사하고 있는 기업은 미국의 신발 온라인 쇼핑몰인 자포스(Zappos)인 것 같다. 자 다음은 페북 친구의 링크를 통해(입소문) 나에게 까지 온 자포스의 이야기이다.

한 여성이 몸이 아픈 어머니를 위해 자포스에서 신발을 구입했다. 그런데 머지않아 어머니는 병세가 약화되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얼마 뒤, 뒷정리로 분주한 그녀에게 이메일 한통이 날라 왔다.

구입한 신발이 잘 맞는지, 마음에 드는지 묻기 위해 자포스에서 보낸 메일이었다. 상실감에 빠져 있던 그녀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이메일에 답장을 썼다.

“병든 어머니에게 드리기 위해 구두를 샀던 것인데 어머니가 그만 돌아가셨습니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구두를 반품할 기회를 놓쳐 버렸네요. 그렇지만 이제 어머니가 안 계시니 이 구두는 꼭 반품하고 싶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면 안 될까요?”

그러자 곧바로 자포스에서 답장을 보내왔다.

“저희가 택배 직원을 댁으로 보내 반품 처리를 해드리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자포스의 기존 정책에 따르면, 반품할 경우 요금은 무료지만 고객이 직접 택배를 불러서 물건을 보내야 한다. 하지만 자표스는 정책을 어기면서까지 그녀의 집으로 직접 택배 직원을 보내 물건을 반품하게 해 주었다. 이 ‘기업답지 않은’ 자포스의 진심 어린 배려에 그 여성은 신선한 충격과 함께 큰 감동을 받았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다음 날 그 여성에게 한 다발의 꽃이 배달되었다. 카드에는 어머니를 잃고 슬픔에 빠진 여성을 위로하는 글이 적혀 있었다. 자포스에서 보낸 것이었다. 그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

“감동 때문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의 친절에 약하긴 하지만 지금까지 받아 본 친절 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것이었습니다. 혹시 인터넷에서 신발을 사려고 하신다면 자포스를 적극 추천합니다.” <출처 : ‘행복 배달부, 자포스의 이유있는 성공(김은섭)’

이 이야기는 기업과 관련된 이야기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감동스럽다. 리마커블한 보라빛 소이다. 입소문을 내고 싶은 욕구를 거의 반사적으로 불러 일으키고 또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기억에도 잘 남는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그저 감동스러운 이야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여기에는 많은 정보가 들어 있다. 먼저 자포스는 무료로 반품해 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자포스가 정해진 메뉴얼 안에서 회사 중심의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아닌 철저한 고객 중심의 비즈니스를 구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품은 원칙적으로 고객이 직접 택배를 불러서 보내야 하지만 고객의 사정에 따라 회사에서 택배 직원을 보내주는 것을 통해서 말이다.  게다가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아는 정이 넘치는 회사의 이미지와 피날레로 고객의 눈물의 별 5개짜리 추천 후기까지 담겨져 있다.

자포스가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사람들은 자포스 스토리를 건너 건너 입소문을 내었고 이 회사는 창업 10년만에 연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심지어 나 또한 이렇게 자포스를 선전 스토리를 전해주고 있지 않은가!

자포스 스토리에서 또 하나 우리가 꼭 염두해 둬야 하는 것은 단순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스토리에 비즈니스의 핵심이 들어 있는가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생수 회사 에비앙은 롤러 베이비스(Roller Babies)라는 동영상을 만들었다. 기저귀를 입은 아기들이 등장해 롤러 스케이트를 타고 갖가지 묘기를 부린다. 완벽한 CG로 인해 사람들은 동영상에 열광했으며 5천만 조회수를 넘기면서 당시에 온라인 동영상 광고 부분 기네스 세계신기록을 기록했다. 이쯤 되었으니 에비앙의 매출은 당연히 환상적으로 오를 것은 뻔해 보인다. 그러나 이게 웬걸? 매출은 25퍼센트나 떨어졌다.

기저귀를 입은 아기들이 신기에 가까운 솜씨로 롤러 스케이트를 타는 것은 리마커블하다. 그러나 거기에는 에비앙에 있어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핵심인 생수가 빠져있다. 아기들이 묘기 부리는것과 생수는 쉽게 연결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심리학자 고든 올포트(Gordon Allport)와 조셉 포스트먼(Joseph Postman)의 연구는 꼭 잊지 말아야 한다. 이들은 입소문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고 싶어 했다. 그래서 ‘전화 게임’이라는 것을 실시했다. 첫번째 사람에게 특정 상황이 담긴 사진을 보여주면 이사람은 다음 사람에게 전화를 해 사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다섯 차례 반복되었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전달 과정이 반복될수록 전달되는 정보의 양은 크게 줄어들었다. 마지막인 여섯번째 사람에게 전달된 내용은 최초로 사진을 본 사람이 말한 내용의 30퍼센트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특별한 점이 하나 있었다. 이야기는 짧아졌지만 핵심적인 부분은 오히려 더 부각되었다. 전달 과정을 열 번 이상 반복해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세월히 무수히 흘러 화석에 뼈만 남는 것처럼 입소문이 진행될 수록 핵심이 남는다는 것이다.

마케팅에 있어 이야기를 이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절대 간과해서는 안되는 사실은 아이디어나 제품의 핵심적 가치가 이야기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룡의 뼈가 되어야지 배에 붙은 지방이 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알 수가 없다.

지금까지 명저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을 통해 입소문과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최신 이론을 알아 보았다. 조지 버거는 우리에게 자신 넘치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STEPPS 여섯 가지 원리를 충실히 따른다면 어떤 제품이나 아이디어라도 유행의 중심에 세울 수 있다.”

이제 그것을 실행할 것인지 아닐지는 당신의 몫이다.​

<출처:https://jolggu.tistory.com/318>